2023. 6. 9. 15:26ㆍ일상
"엄마는 자고 일어났더니 내가 바퀴벌레로 변해있으면 어떻게 할거야?"
부모님께 뜬금없이 묻고 그 반응을 살피는, 요즘 유행하는 놀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가끔 웃긴 후기들을 보면서 피식 피식 웃긴했는데 언젠가 갑자기 오빠가 우리 집 단톡방에 이 장난을 시도했다.
다소 당황스러운 반응;;
질문 자체를 너무 현실적으로 받아들인 우리 어무니
바퀴벌레로 변한다 > 얘가 내 자식인지 난 모르는 상태 > ? 당연히 죽이겠지?
아마 이런 사고를 거치신 듯
맞긴한데.. 이후에 엄마가 농담이라며 수습하시긴했다.
사실 이 질문 자체보다는
카프카 변신이 뭐지???
하는 나의 반응으로 우리 부모님은 내 딸이 이렇게 무식했다니! 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셨다.
그래서 뭔데 그게,,,,
무식하다는 소리 못참는 나는 당.장 검색을 갈겨서 이게 책 내용에서 파생된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냥 그렇게 안 상태로 딱히 독서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ㅇㅅaㅇ
독서를 하게 된건 친구가 대학원 졸작 주제를 잡는다는 얘기를 듣다가 난데없이.
친구는 졸작 주제를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비판하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신 책 읽어봤냐고 물어봤고, 둘 다 책을 읽고 와서 주제로 어떤지 대화를 나눠보자고 했다. (나는 왜..?)
어쨌든 이 책에 흥미를 갖고 있던 나는 마침 잘됐다~ 하는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레고르는 회사원으로 생활비를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부모님은 노쇄하셔서 경제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여동생은 아직 생활비를 벌기에는 어리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그레고르가 하루 아침에 징그러운 벌레가 되어버리고, 순식간에 가족의 냉대와 적의를 받게된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하여 경제력이 없어지자 부모님은 일을 하기 시작했고, 모자란 생활비는 부모님의 노동력으로 차츰 충당된다. 그 과정에서 그레고르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가족들은 점점 더 그레고르는 적대시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레고르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가족들은 간만에 미소를 짓는다..(?)
글이 짧고 진행이 빨라서 훌훌훌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뭔가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납득이 가는 '소설'을 기대했다가는 나처럼 띠용띠용 어처구니없을 부분들이 간혹 있다.
실존주의 소설. 그 속에 답긴 뜻, 척학적인 사고를 통한 이해, 곱씹음이 중요한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띠용한 부분 간략 설명>
벌레가 됐네
> 기대한 반응 : 내가 벌레야? 이게 말이돼? 꿈인가?
> 변신 : 회사가야하니까 일단 몸을 일으켜보자.
> 해석 : 기계적으로 일을 하는 현대인들의 강박. 벌레가 된 이유와 상황이 중요한 것이 아닌 현재 회사를 못가게 됐다는 상황이 더 중요하고 심각함.
끝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 심판 (2) | 2023.06.17 |
---|---|
[독후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0) | 2023.05.26 |
[독후감]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0) | 2023.04.29 |
[독후감] 아무튼 양말 (0) | 2023.03.17 |
[독후감] 클루지 (0) | 2023.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