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클루지

2023. 2. 20. 20:21일상

지난번에 읽은 책 <역행자>에서 추천한 책이다.

어느 정도 독서 수준이 있고, 이해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라고 했는데 겁도 없이 시도해보았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해 완벽하지 않은, 쉽게 말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 해결책을 말한다.

필자는 인간의 진화의 과정과 그로 인한 결과가 모두 클루지라고 말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해 파헤친다.

 

인간은 태초의 불완전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상황(문제)에 맞닥뜨리며 그때그때의 '최선의' 선택과 방향으로 배우고 진화해왔다. 

그 과정에서의 모든 선택은 당시의 '최선'이었을 뿐 '최고'를 보장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진화를 이루었음에도 우리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할 수밖에 없어 많은 결함과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결함들을 우리를 개선할 방법에 대한 단서로 삼는다면 자연 그 자체의 인간으로서 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결국 이 클루지 덩어리인 인간임을 인정하고 본능에 역행하는 인생을 살게 된다면 순리대로 살아가는 인간보다는 조금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삶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곧 <역행자>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 경우에 빗대어 생각해보았을 때 난 이상은 높고 욕심은 많은데 그런 것에 비해 실행력보다 생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공모전도 나가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정리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3D도 공부해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했을 떄 무얼 해야 할지 어영부영 고민만 하고 스트레스를 받다가 에라 모르겠다 누워서 잠을 자버리는 편이다.

 

사실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저 많은 것 중에 무엇 하나라도 시작한다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텐데, 무엇 하나를 했을 때 놓치는 4가지가 아른거려 5가지 모두 놓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게 찾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클루지가 아닐까.

 

결국 클루지란 특별한 것이 아니고, 맞는 길이 자명한데 하지 않는(못하는) 인간의 나약함 그 자체,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하지 않은 만큼 더욱 극복하기 어려운 것.

 

책 속에서는 클루지의 더욱 구체적인 예시와 원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준다.

이론으로만 봤을 때는 이렇게 해결 방안이 뚜렷한데 극복하지 못하는 인간이 이해가 안 가지만 막상 현실의 내 상황에 빗대었을 때는 절실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책을 읽음으로써 내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이것도 클루지구나.' 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본능에 끌려가는 인간이 되지 말고 이상에 차츰 가까워지는 인간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