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픽사 스토리텔링

2023. 2. 3. 13:12일상

나는 픽사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픽사가 갖고 있는 감성을 좋아하는데, 픽사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지직거리는 텔레비젼(티비말고)과 뭔가 따뜻한 코코아.. 할머니..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야채가 가득한 식탁, 새것은 아니지만 손때가 뭍어 오히려 더 정감가는 추억의 물건.. 뭐 이런 것이 생각나는 그런 갬성.

그래서 사실 언젠가 그런 감성을 품은 작업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쓰리디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이렇게 픽사에 애정을 갖고있는 사람으로서, "픽사 스토리텔링"은 제목을 보자마자 내 서재에 담아버리지 않을 수가 없었고,

무슨 이야기가 쓰여 있을까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한자 한자 읽어 나갔다.

 


 매튜 룬은 대대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집안의 아이로, 장난감이 가득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원래 애니메이터를 꿈꾸셨으나 끝내 꿈을 펼치지는 못하시고, 장난감 가게를 물려받으시게 되었다. 매튜 룬은 장난감 가게에서도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자랐고, 아버지는 내가 못 다 이룬 애니메이터의 꿈을 너가 이룰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시곤 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애니메이터에 관심을 갖게 된 매튜 룬은 칼아츠에 입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인생 스토리 이후에 나오는 본격적인 내용 중 소름이 돋았던 부분이 있었다.

 당시 스튜디오 직원은 여덟 명이 전부였는데, 다들 최초로 CG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이들은 회사 이름을 ‘픽사(Pixar)’라고 불렀다

 신생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해달라는 연락을 받았고, 신생이지만 애니메이션을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는다고 생각하고 들어 간 회사가 '픽사'라고 한다. 그 곳에서 매튜 룬은 처음으로 <토이스토리> 작업에 참여했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비현실적인 인생 스토리에 놀라 심장이 벌렁거렸다.

칼아츠에 입학해서, 신생 회사를 들어갔는데 그 곳이 '픽사'였고, <토이스토리> 제작을 참여했다니.

 

애초에 제목에 픽사 스토리텔링인 것을 알고 읽기 시작했으면서 이러한 구체적인 스토리를 듣고나니 괜시리 믿음이 가는 마음..이런게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일까.? (아니다)

 

위대한 스토리는 꼭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브랜딩,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런 맥락이 없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브랜드/사업은 고객을 매료시키지 못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렇다면 고객을 매료시킬 수 있는 위대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1.후크 2.변화 3. 교감 4. 진심 5. 구조 6.영웅 7.조연 8.혁신 9.영감

이런 9가지의 꿀팁울 말해준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고객의 시선을 끌만한, 매력적인 후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첫인상을 심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단 8초라고 한다. 8초만에 모든 첫인상과 대략적인 판단이 다 끝난다고 하는데, 그 때 승부수를 던져야한다. 그게 바로 후크다. 그렇기 때문에 후크는 간단명료해야하고 단순하게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 할 수 있어야한다.

 

훌륭한 후크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변화의 암시로 가슴 설레게 만들어야한다. 캐릭터가 겪는 변화를 '캐릭터 아크'라고 부른다. 캐릭터 아크는 단순한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위협이 되는 무언가(난관, 위험, 사건 등)을 딛고 캐릭터의 가치관, 열정을 지키려는 힘겨운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게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전달할 때에는 이 스토리를 전달 받는 관객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흥미로운 캐릭터를 이용하여 스토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관객과 완전히 무관한 스토리라면 관심을 받을 수 없다. 청중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고, 그들이 공감하며 교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토리가 청중과 단단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나약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약함은 캐릭터(사람)의 '진짜 모습'을 청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인간적인 모습에서 청중들은 캐릭터에 친밀함과 유대감, 호감을 느끼게 된다.

 

모든 스토리는 시작-중간-끝 구조를 이루어야한다.

 

스토리의 핵심 캐릭터 (영웅)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한다. 영웅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는 것도 영웅의 가치관을 이해시키고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완벽한 영웅은 쉽게 잊힌다. 약한 면모를 가지고 있고,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해 나가는 영웅에게 관객은 매료된다.

 

영화나 문학에서 보편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유형이있다. 

  • 전령관 (Herald) : 영웅의 인생이나 세상에 변화의 필요성을 알려준다. (꼭 사람이 아닐 수 있다.)
  • 수호자 (Guardian) : 영웅이 여정을 시작하기 전 그를 시험한다.
  • 멘토 (Mentor) : 영웅이 악당을 물리치고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정보나 물리적/상징적인 도구를 제공
  • 동료 (Allies) : 영웅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악당을 물리치고, 목표를 성취하도록 돕는다.
  • 장난꾸러기 (Trickster) :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며 현 상태를 뒤흔들어놓는다.
  • 모습을 바꾸는 존재 (Shapeshifter) : 처음에는 영웅을 돕다가 나중에는 등을 돌린다.
  • 그림자 (Shadow) : 영웅의 주된 장애물로 외적 갈등을 유발 위협한다. '악당'이라고도 한다.

영업사원, 마케터, 매니저로 일하다 보면 고객, 소비자, 미래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자신이 영웅이 되어 마리 고객을 구해주겠다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을 영웅으로 설정하고 고객의 필요와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터의 문화가 창의력을 결정한다. 좋은 스토리텔러, 좋은 직원, 창의적인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혁신을 격려하는 물리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영감을 얻기 위한(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한) 방법

  • 매일 글을 쓰자
  • 다양한 글을 읽자
  •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자

글쓰기에 있어서 사람들은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꼼꼼한 계획가, 달리는 경주마

  • 꼼꼼한 계획가 : 스토리의 플롯을 우선 짠다. 스토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계획한 뒤에 글을 쓴다.
  • 달리는 경주마 : 계획없이 앉자마자 글을 써내려간다. 자유로운 흐름을 추구하고 즉흥적이다.

본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 경주마 훈련
    • 11분 안에 최대한 빠르게 글을 쓴다. 자유롭게 연상되는대로 쓴다. 철자, 맞춤법, 논리 등은 생각하지 않는다. 낯선 단어들을 조합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형용사와 명사를 조합하고 새로운 단어를 발견한다. 이상한 문장을 만든다. 하나의 표현을 단어만 바꿔가면서 계속 써본다. 이름을 쓰고 이름 뒤에 감춰진 그 사람의 기이한 면모를 적어본다. 
  • 계획가 훈련
    • 신문에서 따분한 스토리를 찾는다. 그리고 그 스토리의 뼈대를 발전시킨다. 

 


대학 시절 스토리텔링 수업을 한번 들은 적이 있다.

전공은 아니지만 친구따라서 남의 전공 수업을 겁없이 들었었다. 그 때 처음으로 짧은 동화 한편을 썼고, 그 짧은 글을 쓰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다. 

 

책을 읽으며 솔직히 속으로 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스토리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끝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스토리에서 주인공(영웅)과 악당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하지만 더불어 이런 기본적인 필수요소들을 체계적으로, 확실하게 알고 스토리에 완벽히 녹여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나는 달리는 경주마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상한 글을 잔뜩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써야지. 아직 책을 많이 읽기로 결심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전에 읽은 <역행자>에서도 그렇고 픽사 스토리텔링에서도 그렇고 책읽기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보아하니 일단 책을 꾸준히 많이 읽어보는 것도 시간 낭비가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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